
한동안 많은 중소기업이 대표이사의 퇴직금을 미리 정산해 지급했습니다. 시간이 흐른 지금, 다시 근속에 따라 퇴직금이 쌓이는 방식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집니다. 이 질문에는 세 단계가 숨어 있습니다. 예전 정산이 세법상 효력이 있었는지, 보수 방식을 바꿀 수 있는지, 그리고 바꾼 뒤 퇴직금 예상액과 승계 준비가 어떻게 연결되는지입니다.
📌 결론 세 줄
- 출발점은 과거에 미리 받은 퇴직금이 세법이 인정하는 퇴직으로 처리될 수 있는지 판정하는 일입니다.
- 보수 방식의 변경은 주주총회나 정관에 근거해야 하며 결의한 날 이후의 근무에만 적용됩니다.
- 새로 쌓이는 퇴직금 예상액은 비상장 주식 가치와 승계 특례의 자산 판정에 동시에 영향을 줍니다.

■ 예전 정산의 효력부터 따진다
2015년 말까지는 임원의 급여를 연봉 방식으로 바꾸면서 앞으로는 퇴직금을 주지 않기로 하고 그때까지의 몫을 정산하는 것이 세법상 퇴직으로 인정됐습니다. 2016년부터는 이 길이 막히고, 정관이 맡긴 규정에 따라 집이 없는 세대주가 집을 사거나 본인 또는 가족이 석 달 넘게 치료를 받는 등 정해진 사정이 있을 때만 인정되며, 그 경우에도 정산한 날부터 근무 기간을 새로 세어야 합니다. 이런 사정에 들어맞지 않는 정산은 실제로 회사를 떠나는 날까지 회사가 대표에게 빌려준 돈처럼 취급됩니다. 그러면 해마다 이자 상당액이 회사 소득으로 잡히고, 회사가 낸 이자 일부는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당시 정관과 규정, 주주총회 회의록, 정산 사유를 보여 주는 자료와 실제 송금 내역을 먼저 모아야 합니다.

■ 보수 방식을 다시 바꿀 수 있는가
임원이 받는 급여와 퇴직금은 정관이나 주주총회가 정하는 사항입니다. 대표 혼자 결정할 수는 없지만, 정식 결의를 거치면 퇴직금이 쌓이는 체계로 돌아가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만 그 효과는 결의 이후 근무분에만 미칩니다. 예전에 정산한 기간까지 거꾸로 살려 다시 퇴직금을 계산하는 방식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과거에 앞으로 퇴직금을 받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연봉 전환 정산을 했던 회사는 한 가지를 더 살펴야 합니다. 다시 퇴직금 체계로 돌아가면 그 조건과 부딪혀 예전 정산이 정말 퇴직이었는지가 다시 문제될 수 있습니다. 또 은퇴를 앞두고 급여나 지급 배율을 크게 올리면 부당한 거래로 의심받기 쉽고, 퇴직소득으로 인정되는 상한이 직전 3년 평균 급여를 기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효과도 제한적입니다.

■ 퇴직금 예상액과 승계 준비
새 체계에서 퇴직금 예상액은 규정이 정한 지급률에 기준 급여와 정산 이후 근무 햇수를 곱해 계산하고, 결산 때마다 다시 뽑습니다. 예전 정산의 효력이 부정되면 근무 기간을 어디서부터 셀지와 이미 받은 돈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함께 풀어야 하므로 정리 순서를 먼저 세워야 합니다. 이 숫자는 주식 평가에도 쓰입니다. 비상장 회사 주식을 순자산 기준으로 평가할 때는 평가일에 임직원이 모두 퇴직한다고 가정한 퇴직금 예상액을 회사 빚으로 봅니다. 물론 규정에 근거가 있는 금액이어야 합니다. 반대로 효력 없는 정산으로 생긴 대여금은 승계 특례에서 사업과 무관한 자산으로 분류되어 혜택이 줄어드는 원인이 됩니다. 참고로 부모가 대표로 재직했는지를 보는 승계 요건은 등기부 기준이어서 보수 방식이 바뀌는 것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 자주 받는 질문
Q. 연봉 방식은 그대로 두고 퇴직금 규정만 새로 만들어도 되나요?
A. 이름이 무엇이든 핵심은 앞으로 퇴직금을 준다는 약속을 주주총회가 승인했는지입니다. 급여 체계를 크게 바꾸지 않아도 규정을 정식으로 마련하면 그날 이후 근무분부터 퇴직금이 쌓입니다.
Q. 예전 정산이 무효로 판정되면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하나요?
A. 곧바로 반환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퇴직 때까지 대여금으로 남아 이자 문제가 계속 생깁니다. 상환할지, 퇴직 때 정산할지는 회사 자금 사정과 함께 결정해야 합니다.
Q. 퇴직금 예상액을 크게 잡으면 주식 가치가 낮아지나요?
A. 부채로 반영되는 것은 규정에 근거해 실제로 지급할 금액이어야 합니다. 평가를 낮추려는 목적으로 규정을 부풀리면 오히려 인정받지 못하고 다른 문제를 낳습니다.
■ 블리쉬인의 한마디
이 문제는 순서가 전부입니다. 예전 정산의 판정을 먼저 받고, 그다음 주주총회 결의로 앞으로의 체계를 정하고, 마지막으로 결산마다 예상액을 새로 계산하는 흐름을 지키면 퇴직금은 승계 자금이 됩니다. 순서를 거꾸로 밟으면 같은 돈이 대여금으로 남아 승계의 발목을 잡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세무·노무·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문의 gfcinc@naver.com · BLSH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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