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을 떠나보낸 뒤 처음 몇 주는 장례와 인사, 정리로 정신이 없습니다. 그러다 은행이나 관공서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하면 그제야 서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글은 그 시점에 무엇을 어떤 순서로 하면 되는지를, 기한 중심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합니다.
📌 결론 세 줄
- 기한은 하나가 아니라 셋입니다. 재산 조회, 상속포기 판단, 세금 신고가 각각 다른 날에 끝납니다.
- 세금이 한 푼도 안 나오는 집이라도 신고는 해 두는 편이 나중에 유리합니다.
- 신고서를 쓰기 전에 재산, 돈의 흐름, 과거 증여를 각각 정리해야 조사 단계에서 덜 흔들립니다.

■ 첫 달: 사망신고와 재산 조회를 한 번에
사망신고는 한 달 안에 해야 합니다. 이때 주민센터나 정부24에서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를 함께 신청하면, 고인의 금융 계좌와 대출, 보험, 땅과 건물, 자동차, 밀린 세금과 돌려받을 세금, 연금 가입 여부까지 한꺼번에 조회됩니다. 신청은 사망한 달의 말일부터 1년 안이면 되지만, 뒤의 기한들 때문에 첫 달에 해 두는 게 좋습니다. 가족이 몰랐던 예금이나 보험금, 반대로 몰랐던 빚이 이 단계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석 달 안: 빚이 더 많다면
조회 결과 갚아야 할 돈이 물려받을 재산보다 많아 보이면 상속을 포기하거나, 받은 재산 범위 안에서만 빚을 갚는 한정승인을 검토해야 합니다. 이 판단은 상속이 시작됐다는 걸 안 날부터 석 달 안에 법원에 신청해야 합니다. 세금 신고 기한보다 먼저 끝나기 때문에 순서상 가장 급한 일입니다.

■ 여섯 달 안: 신고와 납부
상속세 신고 기한은 돌아가신 날이 아니라 그달의 마지막 날부터 여섯 달입니다. 예를 들어 7월 12일에 돌아가셨다면 1월 말일까지입니다. 고인이나 상속인 전원이 해외 거주자라면 아홉 달로 늘어납니다. 신고서는 상속인이 아니라 고인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세무서에 냅니다. 기한 안에 신고하면 계산된 세금에서 3퍼센트를 빼 줍니다. 반대로 신고하지 않으면 가산세가 붙고, 내지 않은 세금에는 날마다 이자 성격의 가산세가 더해집니다. 혹시 기한을 넘겼다면 한 달 안에 늦게라도 신고하는 것만으로 가산세 일부가 줄어듭니다.
■ 세금이 없어도 신고하는 이유
현행 제도에서는 기본 공제 5억 원에 배우자 공제가 더해져, 배우자가 있는 집은 대체로 10억 원 안팎까지 세금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신고를 권하는 이유는 기록 때문입니다. 신고할 때 평가한 금액이 나중에 그 집이나 땅을 팔 때 들어간 값, 즉 취득가액이 됩니다. 신고를 안 하면 훨씬 낮은 기준으로 계산돼 팔 때 세금이 커질 수 있습니다.

■ 신고 전에 맞출 장부 세 권
첫째는 재산 장부입니다. 조회 결과에 집 안에 남은 통장, 보험 증권, 계약서를 더해 빠짐없이 적습니다. 둘째는 돈의 흐름 장부입니다. 돌아가시기 전 2년 동안 큰 금액이 빠져나간 기록을 찾아 어디에 쓰였는지 적어 둡니다. 쓰임을 설명하지 못하는 돈은 상속재산으로 추정될 수 있습니다. 셋째는 증여 장부입니다. 10년 안에 자녀 등 상속인에게 준 재산은 상속재산에 다시 더해지므로, 신고했던 것과 하지 않았던 것을 나눠 둡니다. 맞추는 순서는 은행 기록이 먼저, 등기와 계좌가 다음, 가족의 기억이 마지막입니다.
■ 가족끼리 나누는 협의도 기한과 연결된다
상속인이 여럿이면 누가 무엇을 받을지 전원이 합의한 분할협의서를 만들고 인감증명을 붙입니다. 배우자가 실제로 받는 몫에 따라 배우자 공제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합의가 늦어지면 공제를 제대로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형제 사이 의견이 갈릴 것 같다면 석 달 안의 빚 판단과 함께 협의 일정을 먼저 잡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 앞으로 바뀔 수 있는 것
정부는 상속세를 전체 유산이 아니라 각자 받은 몫에 매기는 유산취득세로 바꾸는 안을 내놓았고, 2028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국회 심의 단계라 공제 금액과 시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 상속이 시작된 집은 현행 제도로 신고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 정리
상속 절차의 핵심은 계산보다 순서입니다. 첫 달에 조회를 걸고, 석 달 안에 빚을 판단하고, 여섯 달 안에 장부 세 권을 맞춰 신고하면 대부분의 실수를 피할 수 있습니다. 공제 선택이나 재산 평가처럼 금액이 갈리는 판단은 전문가와 함께 확인하세요.
※ 근거: 2026년 10월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과 국세청 안내 기준이며, 연부연납 기간과 추정상속 기준은 법령 원문 확인을 권합니다.
이 글은 일반 정보이며 세무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실제 적용은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지니 전문가와 확인하세요. 문의 gfcinc@naver.com · BLSH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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